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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깜찌기posted Feb 03, 2007

 

 

셋째날 아침, 부비 부비 일어났다. 시계를 보니 6시였다. 

한국에서는 정말 일어나기 힘든 시간인데 이 새벽에 일어나는 걸 보니 아프리카가 정말 내 체질에 맞나보다. 어제 인제라를 너무 많이 먹어서 그런지 아직도 소화가 안된 거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침을 먹으러 호텔 식당으로 내려갔다(내가 묵은 호텔은 4층이어서 내려가는 길에 소화가 다 될 것 같네~). 

어제와 다르지 않는 아침 식사 메뉴.. 그래도 좋았다. 오늘은 다행히 아침에 전기가 나가지 않았기에 호텔리어에게 얼른 토스트를 해달라고 요청했다. 드디어 살짝 구운 토스트를 먹어볼 수 있게 되었다. 

우유와 토스트, 바나나와 파파야는 나를 즐겁게 만든다. 평상시에는 아침도 잘 안 먹는 내가 여기서 꼬박 아침을 챙겨먹고 있다. 이런 내 자신을 보면서 다시 뚱뚱해 질 것 같은 두려움이 엄습했지만 그냥 무시해 버렸다. ㅋㅋ

식사를 다 마치고 숙소 정리를 대충하고 샤워했다. 샤워를 하고 나와도 어찌나 덥던지..

 

 

 

오늘은 유일하게 정부가 운영하는 ‘다르에살람 대학’에 방문할 예정이다. 

공식적으로 대학 공부를 할 수 있는 유일한 학교란다. 그나마 요즘 공부하기에는 상황이 많이 좋아졌다고 한다. 현지에 계신 한국 선교사님들께서 대학을 설립하시려고 많은 준비를 하고 계신다는 얘기는 전해 들었다. 더 많은 학교가 생겨서 공부하고 싶은 학생들에게 많은 혜택이 주어지면 좋겠다. 

다르에살람 대학도 우리나라 대학 못지않았다. 솔직히 나름 선입견이 있었는데 별 다르지 않는 모습을 보고 조금 민망했다. 잔디에 앉아 토론하는 사람, 야외수업중인 사람, 대화하는 사람, 과제하는 사람까지 그 모습은 우리와 똑같은 학생이었다. 왜 다를거라 생각했을까? 역시 선입견만큼 무서운 건 없는 거 같다. 

학생들을 보니 열심히 공부했던 내 모습이 떠올랐다. 그때는 열심히 했지...ㅋ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면... 더 열심히 공부했을까?ㅋㅋ 그래도 나름 장학금 받으면서 공부한 실력인데...믿을련지는 몰겠지만..쩝..

학교를 한 바퀴 돌면서 공부하는 사람들과 대화를 살짝 했다. 정말 살짝..ㅎㅎ

동양인이 워낙 없어서 그런지 지나가는데 사람들이 쳐다봤지만 나를 신기하게 쳐다본 게 아니기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이 학교에 재학 중인 한국인은 딱 2명이다. 한명은 대학에, 또 한명은 대학원에). 식당에도 갔는데 점심시간인지라 사람들이 굉장히 많았다. 별로 배가 고프진 않아 소다음료만 마셨다. 나는 콜라를 좋아해서 마셨건만 한국 콜라보다 맛이 심심했다. 다행히 시원해서 먹을만 했다. 아프리카 사람들은 소다 음료를 입에 달고 산다. 하지만 시원하게는 먹지 않는다. 시원한 소다 음료를 마시려면 꼭 주문할 때 ‘baridi-차가운’라고 외쳐야 한다. 

 

투어도 끝내고 음료도 마셨겠다 시내로 이동하려고 학교 안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탔다. 사람이 무지 많았다. 

시내에서 먼저 간 곳은 우붕고(Ubungo) 시외 버스터미널이다. 우붕고 터미널에서 은좀베(Njombe)행 버스 티켓을 끊었다(Njombe에는 한국 선교사님께서 초등학교와 유치원을 설립해서 사역하시는데 그 선교사님 댁을 방문(9월 18일)하기로 했다) 버스 모양을 봤는데 우리나라 버스와는 다른 모양이었다. 차 자체가 굉장히 높았다. 범죄를 예방하기 위함이라던데.. 아프리카, 특히 탄자니아에는 소매치기들이 굉장히 많아서 차가 신호 때문에 잠깐 서게 되면 그 사이 차 안에 있는 것들(사람들이 차고 있는 시계, 가방, 모자 등)을 가져간단다. 차를 탈 때 덥더라도 창문을 다 열어두면 안된다는 얘기를 들었던 게 생각났다. 

버스 티켓(9월 18일 새벽 6시)을 끊고 핸드폰을 구입하고자 시장으로 갔다. 7만실링의 거금을 주고 구입했다. 칼라가 되진 않지만 그래도 좋았다. 전화를 걸 일이 많이 없겠지만 혹시라도 일이 생길 때 아주 유용할 거 같다. 구입할 계획이 없었던 지라 여행 경비에 조금 손해가 있으리라~ㅎㅎ

핸드폰을 구입하고 나니 어느새 1시가 넘어 있었다. 배가 고프다. 밥을 먹어줘야 할 듯~

아는 분 소개로 현지 식당을 가려고 이동했는데 문이 닫혀 있었다. 다행이 옆집에도 현지 음식점이어서 거기로 들어갔다. 내가 먹은 것은 닭고기 조림 같은거와 밥이었다. 처음으로 먹는 현지 음식이라 설레였다. 음식의 모양은 별로였지만 오우~ 맛있었다. 사실 외국 음식이 입에 잘 맞지 않아 나갈 때마다 고생을 했는데 여기는 달랐다. 애초부터 기대를 안했었기에 그런지 생각보다 너무 좋았다. 역시 아프리카가 내 체질인가보다.

한창 식사를 하고 있는데 어떤 남정네가 우리 테이블에 앉더니 말을 시작했다. 식당 안에서 과일을 파는 남자였다. 나에게는 별 다른 말을 걸진 않았지만 눈치를 보니 나를 맘에 두고 있는 듯 했다. 이놈의 인기란~~ 스와힐리어로 열심히 말을 했지만 알아듣진 못했다. 크헐~ 그 남자가 이런 저런 얘기를 하더니 과일을 한 접시 주는 거다. 그냥 주는 거란다. 고마웠다. 왜 주는지는 몰랐지만 맛나게 먹었다. 다 먹고 나서 남자가 갑자기 사라졌다. 인사도 안하고..쩝.. 나중에 듣기로는 그 남자가 내가 맘에 들어서 결혼하고 싶다고 했단다. 나에게 잘 보일려고 과일을 준건데 내가 곧 떠날거라는 말에 시무룩해져서 어디론가 사라진거라고...흐미~~ 이 얘기를 듣고 갑자기 어깨가 으쓱해졌다. 한국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이 인기~ 아프리카에서나 인정받는 나의 미모~ 조금 슬펐다...ㅋ 한국에서는 어찌 이런 기분을 느껴보랴..ㅋㅋ 

 

식사를 마치고 본격적인 현지 조사를 위해 달라달라를 타고 어느 동네에 들어갔다. 동네 이름은 잘 기억나지 않지만 그곳 사람들의 인심이 너무 좋았던 것은 잊을 수가 없다. 그 동네에서 여러 주민들과 대화를 했다. 우리에게 무척이나 관심이 많았다. 참 좋은 사람들 인 거 같다. 어떤 아저씨는 한 컵에 50실링 하는 생강차를 공짜로, 그것도 여러 번 주었다. 차마 그냥 마실 수 없어서 돈을 내긴 했지만 한사코 말리는 그분의 모습을 보니 마음이 따뜻해졌다. 동내 주민들의 도움으로 내가 알고자 하는 것들을 많이 알 수 있었다. 고마운 사람들.. 낯선 사람인데도 너무나 적극적으로 도와줬던 사람들..다음에 다시 방문할 것을 약속하고  우리는 헤어져야 했다. 이곳 주민들은 다시 만나고 싶은 사람들이다. 모든 여행 일정이 다 마치고 돌아갈 때 한번 더 이분들을 만날 수 있을까? 꼭 봤으면 좋겠다.

 

 

 

시간은 어느새 5시를 훌쩍 넘겼다. 6시가 넘으면 퇴근시간과 교통체증이 심했기에 일찍 서둘려야야 한다. 달라달라를 타고 숙소로 이동했다. 숙소로 돌아오는 데 생강차의 여운이 입안에 가득했다. 다시 먹어보면 좋으련만..왠지 다시 가보지는 못할 거 같은 생각에 마음이 쓸쓸했다.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먼지를 많이 뒤집어썼기에 한바탕 씻고 저녁을 먹으러 갔다. 시간이 많이 지났는지 밖은 어두웠다. 시계를 봤더니 8시가 넘어 있었다. 늦은 시각이라 멀리 가진 못하고 호텔 바로 옆에 있는 식당에 갔다(아무래도 외국인은 밤에 돌아다니면 위험에 바로 노출되는 거다)

식당 안이 시끌시끌했다. 이유가 뭔지 봤더니 우리가 간 식당을 빌려 결혼 피로연을 하고 있었던 거다. 신랑도 보이고 신부도 보이고 많은 하객들이 자리에 앉아 있었다. 어떤 사람이 노래를 하고 있는데 가수인가 보네. 잘한다~ 아프리카에서의 피로연 장면을 보게 되다니..감격스러워서 얼른 사진을 찍었는데 어두워서 그런지 사진이 흔들렸다. 아까워라>.< 

많이 시끄러웠지만 저절로 흥이 나서 그냥 식사하기로 했다. 오늘도 여전히 난 닭고기를 시켰다. 후라이드 같은 모양으로 나온 닭요리는 맛이 좋았다. 사실 배가 무지 고팠었다. 밥을 먹고 나니 너무 행복했다. 내가 이렇게 밥을 먹으며 행복해 하는 사람인 줄 여기서 처음 알았다. ㅎㅎ

 

오늘은 수확이 많다.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좋은 정보를 얻고, 아프리카 문화도 보고~ 여러가지로 즐거운 하루였다. 내가 밟는 모든 땅, 만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평안이 함께하길 소망하며 아프리카에서의 또 다른 내일을 기다린다.

    

 

<TIP 6. 우리의 소중한 필수품, 핸드폰 개통하기...

한국에서도 빼 놓을 수 없는 우리의 필수품, 핸드폰. 아프리카에서도 빼 놓을 수 없는 필수품이다. 사용료가 많이 비싸서 사용하는데 많은 제약이 있지만.. 그래서 대부분 문자로 연락을 하곤 한다. 다르에살람 사람들은 핸드폰을 사려고 열심히 돈을 번다. 심지어 한량들도 핸드폰은 거의 가지고 있다. 그만큼 핸드폰은 누구에게나 필요한 소중한 존재이다. 핸드폰 가격은 천차만별이다. 흑백 종류로 5만실링~7만실링, 칼라는 10만실링~20만실링 정도이다. 삼성제품도 있지만 질이 좋은 만큼 가격대가 무지 비싸다(20만실링 이상). 노동자 한 달 임금이 10,000실링 정도 이니까 엄청 비싼거다. 아프리카에서 핸드폰을 사용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핸드폰 사용은 영국과 동일하단다.

1. 핸드폰 전문 판매 상가에 가서 핸드폰을 구입한다. 

2. 번호가 내장되어 있는 칩을 산다.

3. 핸드폰 베터리를 빼면 칩을 끼울 수 있는 공간이 있다. 그 공간에 칩을 끼우고 배터리도 끼운다.

4. 충전식 카드(5,000실링, 10,000실링, 20,000실링 등 금액은 다양)를 사서 핸드폰에 등록(스크래치를 벗기면 번호가 보인다. 그 번호를 등록)한다.

5. 구입한 금액만큼 핸드폰을 이용한다>

 

<TIP 7. 핸드폰 저렴하게 이용하기

1. 통화료가 비싸니까 문자를 이용해 대화한다.

2. 우리나라는 발신번호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소정의 돈을 내야하지만 아프리카는 발신번호서비스가 무료이다. 아니, 당연히 지원되는 서비스이다. 그러므로 급하게 통화를 해야 할 때 상대방에게 전화를 하고 신호가 울리면 바로 끊는다. 그러면 상대방이 번호를 보고 전화를 하거나 문자로 연락을 해 온다(좀 치사하지만 아프리카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방법을 이용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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