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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깜찌기posted Feb 05, 2007

 

 

 

갑자기 눈이 떠 졌다. 꿈을 꿨나보다. 워낙 꿈을 잘 꾸는 편인데 여기서는 안꾸길래 좋아라 했다. 무슨 꿈인지 기억은 안나지만 뭔가 쫓기는 장면이 어렴풋이 기억난다. 시계를 보니 아침 8시였다. 아프리카에서 처음으로 늦게 일어났다. 비록 4일밖에 안됐지만 열심히 돌아나니는 바람에 피곤했나보다. 잠이 잘 깨지질 않았다. 오늘도 역시나 아침부터 덥다. 침대에서 여유부리다가 1시간을 그냥 보내버렸다. 아까워라~~

 

아침식사를 하러 갔는데 7시가 넘으면 전기가 끊기던 호텔에 전등이 다 켜 있는거다. 물어봤더니 일요일에는 종일 전기가 나온다고 한다. 그 이유는 정부만 알겠지.  머~ 암튼 에어컨 바람을 쐬면서 아침을 먹었다. 목이 타서 음료만 계속 먹은 거 같다. 이렇게 마냥 먹다가는 살이 디룩디룩 찔거 같다. 오늘부터 소식을 하리라. 

과일 중심으로 식사를 마치고 어김없이 숙소 정리를 했다. 깔끔떠는 게 아니라 방을 바꾸기 위함이다. 지난 3일동안 더불룸에 머무면서 지출이 생각보다 많았기에 싱글룸으로 방을 바꿨다. 가격 차이는 7천실링으로 식사 3끼 정도 금액이기 때문이다. 싱글룸에도 있을건 다 있었다. 냉장고, 에어컨, TV. 더불룸과 별 차이가 없어서 좋았는데 화장실과 세면장을 공동으로 사용해야 한단다. 그게 조금 걸리지만 여기서 내내 머물건 아니기에 신경쓰지 않았다. 어느새 짐정리가 습관이 되어버렸는지 정리하는데 시간은 오래걸리지 않았다. 뚝딱 해치웠다. ㅋㅋ 여기온지 4일밖에 안됐지만 느는 건 짐 싸기와 돈 쓰기다.ㅎㅎ...

 

짐을 옮기고 일요일이어서 예배를 드리고자  시내 교회로 이동했다.  지금 가는 교회는 지난번 시내에서 숙소로 돌아오다가 발견한 곳이다.  몇시에 예배가 시작되는 지 모르지만 그냥 출발했다. 도착하니 10시 반쯤 된 거 같다. 교회에 들어가니 이미 예배가 진행되고 있었다. 참석인원이 200명은 넘어보였다. 꽤 큰 교회란다.  예배 내용이 스와힐리어다 보니 내용은 잘 모르겠지만 광고를 하고 누군가가 나와서 기도를 한다. 예배 중에 나는 옆에 있는 꼬마친구랑 사진을 찍었다. 옷이 좋아 보였다. 좀 사는 집 아이같다. 

어떤 사람이 나와서 광고를 하고 종이를 교인들에게 나눠주길래 나도 받았다. 교회 건출을 위한 후원을 요청하는 것 같았다.  나는 돈이 없는 관계로 종이만 감사히 챙겼다. 

설교는 언제부터 시작하는지 모르겠다. 이미 설교말씀 시간이 끝났는지도 모르겠다. 안되는데.. 어차피 들어도 모르겠지만 교회를 다니는 나로서는 설교는 꼭 들어야 하는 마음이 있다.  이번에는 새로온 사람 환영하는 시간인가보다. 몇 몇 사람이 일어났고 교인들 대부분이 갑자기 우리를 쳐다봤다. 우리도 새로 왔으니 일어나라고 암묵적으로 표현하고 있었다. 나는 당황했지만 차마 일어날 수 없어서 그냥 웃으며 손을 흔들어 주었다. 마치 미스코리아처럼.. 그들이 환하게 미소로 답례를 해줬다. 그러면서 계속 쳐다보는데 끝까지 일어나지 않았다. 부끄러워서..그리고 앞으로 나오게 해서 말 시킬까봐..>.<

 

예배를 다 마치고 나니 12시 반이었다. 밥을 먹으러 갈까 하다가 아는 현지인 집에 놀러가자는 말에 주저하지 않고 따라 나섰다. 달라달라를 타고 어느 동네에 도착했다. 기억을 더듬어 현지인 집에 도착했다. 집에는 아무도 없었다. 동네 아주머니에게 물어보니 어머니는 안계시고 딸은 결혼해서 다른 동네에 산다는 얘기를 전해주었다.  딸이 사는 곳에 데려다 주신다는 아주머니 말에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따라 나섰다. 꽤 걸었던 거 같다. 

날은 덥고 다리가 아팠다. 얼마나 걸리냐고 물었더니 금방 도착한다길래 믿었다. 우리나라의 ‘금방’과 아프리카의 ‘금방’의 의미가 아주 많이 다르다는 것을 가슴 깊이 느꼈다.  

드디어 도착했나보다. 다시 찾아가라면 절대 못올 동네... 내가 길눈이 어두운지라..ㅋㅋ

 

아주머니와 함께 도착한 곳은 딸과 남편이 함께 사는 집이었다. 집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좁은, 그냥 방 한칸, 밖에 옆집과 공동으로 사용하는 부엌같은 공간이 있었다. 문을 두두리니 딸이 남편과 함께 있었다. 잘 찾아왔나보다. 너무나도 반갑게 우리를 맞은 부부를 보니 괜치 반갑고 좋았다. 

딸의 이름은 네마(Neema 은혜)였다. 이런 저런 대화를 하면서 친분을 쌓아갔다. 나이를 물어보니 남편은 25살, 네마는 이제 20살 정도였다. 내 나이를 얘기했더니 무지 놀란다. 어려보인다면서 나를 칭찬했다. 흐미~ 사람들의 눈은 비슷한가 보다. 어려보인다는 얘기 여기서 원없이 듣는다.^^

 

 

어려운 형편인데도 손님을 접대한다고 소다 음료를 사다 주었다. 거절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기에 고마운 마음으로 거절하지 않고 마셨다. 옆집에 사는 자매와도 인사를 나눴다. 그 중 언니는 자녀가 한명 있는데 남편이 얼마전에 죽었단다. 마음이 아팠다.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 몰랐다. 쓸쓸하고 마음이 아파보였지만 엄마이기에 씩씩했다. 그 모습이 고마웠다. 씩씩하게 잘 살아줘서~

한참을 대화하는데 배가 고팠다. 원래 계획은 잠깐 인사만 하고 시내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는데 우리가 배 고픈지도 알고 우리에게 맛난 것을 해 주겠다면서 우갈리를 만들어 준단다. 살짝 고민을 했다. 우갈리를 만드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걸리기 때문이다. 다른 일정에 차질이 있겠지만 일요일이기도 하고 또 언제 이렇게 직접 만들어 주는 우갈라리를 먹어보겠는가...우리는 다음 일정을 포기하고 우갈리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다. 우리에게 우갈리를 만들어 주고자 남편에게 부탁해 옥수수 가루를 사오게 했다. 본인들도 힘드면서 꼭 대접하고 싶다고 말하는 네마와 남편. 어쩜 이렇게 마음이 따뜻하고 친절할 수 있을까? 부부의 따뜻한 마음이 나를 감동시켰다. 옆집 자매가 옥수수 가루를 물과 섞어서 화로불에 계속 끌이고 있는 사이 네마는 소스를 만들었다. 토마토와 양파, 기름등을 이용해 소스를 만든다. 우갈리를 만드는 동안 참 많은 대화를 했다. 사실 대화가 잘 통하지는 않았지만 그건 정말 상관없었다. 감정과 마음이 무엇보다도 중요함을 또 한번 깨달았기 때문이다.  마음 씀씀이가 무척 이쁜 네마. 아이를 가지려고 노력중이란다. 안타까웠던 것은 얼마 전 고된 일로 인해서 아이를 한번 유산했다고 한다. 마음이 아팠다. 오늘 여러번 마음이 뭉클해 지면서 쓰라렸다. 곧 좋은 소식이 있을거라고 위로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이거 밖에 없었다. 

 

옥수수 가루가 쫀득해 질때까지 계속 저어야 한다. 나도 한번 해보고 싶은 마음에 말을 건냈더니 나는 너무 연약해서 할 수 없을거라고, 젓는것이 굉장히 힘들다고 얘기했다. 그 말에 나이도 내가 많으니까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덤볐다. 한 두바퀴 저었을까? 정말 힘들고 팔이 아팠다. 나의 그런 모습을 보더니 거기 사람들이 박장대소를 한다. 못할거라는 걸 알았다는 듯이.. 오메~ 나의 행동으로 그들이 웃을 수 있었기에 기분은 좋았다. 우갈리도 완성되고 소스도 다 완성되었다. 아프리카 전통 음식, 우갈리를 체험하는 절대절명의 순간이다. 우갈리가 완성된 모습은 하얀 빵 같았다. 먹기 전에 못 먹겠으면 안 먹어도 된다는 네마의 말에 살짝 긴장했다. 우갈리를 식혀서 토마토 소스에 찍어 먹었다. 오오~ 거짓말 하나도 안 보태고 정말 맛있었다. 내가 맛있다고 하니까 특이하다는 듯이 쳐다봤다. 외국사람이 먹기에는 조금 싱겁고 맛 없을수도 있었을텐데 맛있게 먹는 나의 모습에 네마도 행복해했다. 우갈리로 늦은 점심(3시 30분)을 먹으면서 더 많은 대화를 했다.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마냥 즐거운 오후를 보낸거 같다. 오후 시간을 이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더할나위 없이 행복했다. 그들도 행복했었으면 좋으련만~ 헤어질 시간을 앞두고 사진을 찍었다. 내가 가져간 폴라로이드로 사진을 찍어 그들에게 작은 선물로 주었다. 우리는 서로 고마워했다. 

 

부부가 버스 타는데까지 배웅을 나왔다. 가는길에 뭔가 대접을 하고 싶은데 돈을 줄 수는 없고 해서 쌀과 옥수수 가루를 사주기로 했다. 네마한테는 우리가 필요하다면서 쌀과 옥수수 가루를 살 수 있는 곳으로 데려다 달라고 부탁했다. 다행히 가는 길목에 있었다. 쌀과 옥수수 가루를 잔뜩 샀는데도 10,000실링이 넘지 않았다. 물가가 우리나라보다 저렴하긴 한가보다. 쌀과 옥수수가루를 사서 버스 타는데로 이동했다. 헤어질 인사를 하고 내 명함을 주었다. 비록 연락은 하지 못하겠지만... 그리고 쌀과 옥수수 가루를 건내줬다. 안받겠다고 완강히  거절하는데 내 마음의 표시라면서 건냈다. 사실 네마에게 제발 받아달라고 부탁했다.~ㅋ 나의 이런 모습 때문인지 더 이상 거절하지 않고 기쁘게 받아줬다. 고마웠다. 

 

달라달라를 타고 숙소로 이동했다. 잠깐의 휴식시간을 갖고 가져간 자료를 가지고 스와힐리어 공부를 했다. 현지인과 만나다보니 대화가 안되는 것에 마음이 좀 어려웠다. 잠깐의 공부가 얼마나 도움이 될런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한국에서 스와힐리어 기초는 익혔던 터라 다행이었다. 가져간 자료가 굉장히 도움이 많이 되었다. 스와힐리어 자료(나와 Africa가 2005년 스와힐리어 강좌를 개설하면서 수많은 강의를 통해 완성된 자료이다. 땀과 노력이 담겨있는 이 자료가 책으로 만들어져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게 되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램이 있다)를 통해 2시간 정도 열심히 공부했다. 어찌나 집중도 잘 되던지 머리에 쏙쏙 들어왔다. 가만보니 언어에 대한 감각이 뛰어난 거 같다. 조금만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공부한다면 스와힐리어로 대화하는 그 날이 멀지 않을 것이다. 곧 오리라~^^

 

8시가 훌쩍 넘긴 시간에 저녁을 먹었다. 멀리 가기도 귀찮고 내일 은좀베를 가는 것 때문에 짐을 싸야하기에 호텔 식당으로 갔다. 매일 아침만 먹다가 저녁을 먹는 거는 처음이라 어떻게 식사가 나올 지 모르겠다. 뭐 다른데하고 비슷하겠지~ 호텔 식당은 저녁엔 주로 바로 이용하나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맥주를 마시고 있었다. 나도 갑자기 맥주가 확~ 땡기길래 후라이트 치킨하고 맥주를 시켰다. baridi(차가운) 한걸로~ 음악을 들으며 맥주를 마시며, 마치 독일의 한 호프집에 온 것같은 느낌으로 저녁시간을 즐겼다. 맥주 맛도 좋았다. 내가 마신 것은 ‘킬리만자로’라고 외국인들이 주로 마시는 맥주란다~ 현지인이 먹기에는 조금 비싸서리~ 

 

식사도 다 하고 다시 숙소로 올라와서 짐을 쌓다.  은좀베에서 하루만 머물 예정이어서 간단한 옷가지로 가방을 꾸렸다. 은좀베에 가고 오는 데 이틀걸리니까 하루만 머물기에는 너무 짧고 아쉬운 일정이긴 하다. 파트너는 은좀베에 같이 합류하지 않는다. 처음으로 각자의 활동을 하게 되는 기간이었다. 혼자 거기까지 간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컸지만 용기를 냈다. 그리고 꼭 한번 방문해야할 곳이기에 가게 된 것이다. 

저녁인데도 불구하고 짐을 싸는데  땀이 삐질 났다. 다 싸고 샤워를 했다. 시원한 건 잠깐이다. 샤워해도 더운 다르에살람에서 잠깐의 이별을 앞두고 새벽 5시에 일어나야 하기에 잠을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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