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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깜찌기posted Oct 31, 2006

 
 

한참을 잘 자고 있는 데 코 끝으로 음식냄새가 전해져 왔다.

벌써 기내식을 먹을 때인가 하고 시간을 봤더니 출발한 지 3시간 정도 흘러있었다. 정말 잘 잔거 같다.  다행히 침은 안 흘렸다.

 

첫 번째 기내식은 가볍게 하는 식사로 오므라이스랑 한국식 ‘죽’이 나왔다. 난 죽을 워낙 좋아하는 지라 죽을 선택했는데 맛이 좋았다. 

음식을 먹기 전에는 배가 고프지 않았었다. 근데 먹고 보니 굉장히 배가 고팠나보다. 정말 열심히 먹었다. 오메~ 뱃속에 거지가 들었나~

옆 사람과 한마디 말도 없이 열심히 먹기만 했다. 옆에 사람이 외국인이냐? 그렇지 않다. 한국 여자분 이었다. 외국 사람이었으면 대화를 시도했을 것이다. 아마도..ㅋ

기내식을 다 먹고 이 닦고 또 잤다. 자도 자도 잠이 온다. 이러다 잠순이가 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ㅎㅎ

 

두 번째 기내식은 자주 등장하는 치킨과 생선이었다. 치킨을 좋아하는 나는 당연 ‘치킨, please'라고 말했다. 옆에 여자분은 생선을 달라고 했는데 내 거보다 더 맛나게 보였다. 생각보다 치킨이 맛이 없었다. 생선을 먹어볼 걸 그랬나보다. 하긴 워낙 새로운 음식에 시도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지라 ...아프리카 음식이 안 맞을까봐 그것이 제일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이 참에 살을 왕창 빼오는 것도 좋을 듯..ㅋ

 

시간을 보니 아침 8시가 조금 넘어 있었다. 얼핏 보니 창 밖은 깜깜했다. 

아마 한국보다 몇 시간이 느린가보다. 

두바이에 도착하려면 2시간 정도가 남았다.

 

잠도 실컷 잤겠다 일기를 쓰기로 했다. 

여행하면서 일기를 꼭 쓰라는 주변사람들의 말이 생각났다.

하긴 사람의 기억이라는 것이 아무리 좋은 곳을 다녀와도 오래가지 않음을 잘 알고있기에 나도 이번 여행을 통해 열심히 일기를 쓰기로 했다.

오랜만에 일기를 쓰는 것 같다. 어렸을 때는 숙제를 핑계로 열심히 일기를 썼던 것이 기억이 난다. 그래도 일기 쓰는 거 좋아했었다. 편지 쓰는 것도..

요새는 일기를 쓰거나 편지를 쓰는 게 익숙치가 않다. 그만큼 내 마음이 건조해 졌다고나 할까? 이번 여행을 통해 건조했던 마음을 좀 녹여 볼란다.

 

혼자 여행하는 것은 나름 재미있다. 

혼자 놀아야 하고, 혼자 밥 먹어야 하고, 혼자 사진 찍어야 하지만 나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생각하는 시간으로 혼자 여행을 해 보기를 권한다. 

가끔은 잠만 잘때도 있고, 많이 심심하지만 이번 여행이 나를 재 발견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임을 안다.

 

<5:5:5의 미학>

드디어 두바이 공항에 도착했다.

한국 시간을 봤더니 오전 10시였다. 

두바이는 새벽 5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한국보다 5시간이 느렸다. 

재미있는 건 두바이에 도착한 시간이 새벽 5시, 다음 비행기를 타기 위해 대기해야 하는 시간이 5시간, 두바이에서 다르에살람까지 가는 데 5시간이 소요된다.

똑같은 5지만 장소와 시간에 따라 그 의미가 달라짐을 새삼 느낄 수 가 있었다.

 

 

두바이 공항은 무지 화려하고 멋있었다. 

사람들이 두바이 공항에 볼 것도 많고 화려하다는 얘기를 했는데, 좋았다. 인천 공항보다는 규모는 훨씬 작지만 그 화려함은 놀라웠다.

면세점에 사람들이 굉장히 많았다. 난 그다지 살것이 없기에 그냥 돌아다녔다(사실 돈이 없었음..ㅋㅋ).

두바이에서 가장 비싼 자동차도 구경하고 ‘금’ 도 구경했다. 생각보다 저렴하다. 만약 여행을 끝내고 돌아오는 길에 돈이 좀 남는다면 팬턴트를 하나 장만해야겠다.ㅋ

돌아다니는 것도 힘들었다. 항공권에 게이트 번호가 안 적혀 있어서 관계자한테 물어본 뒤(영어로 물어 봄) 갈아타야 할 비행기 게이트에 도착해서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하다보니 잠이 왔다. 기내에서 그렇게 잤건만 잠은 또 왔다. 

오메~무거운 배낭을 다리 사이에 끼고 보조가방과 장바구니를 가슴에 꼭 끌어안고 잤다. 시끄럽고 복잡한데도 잠은 잘 오더라. 미쵸~

 

비행기를 타야할 시간이 다 되었나 보다. 옆에 있던 사람이 나를 깨웠다(왕~ 민망하심ㅠ) 이번 좌석은 창가쪽이어서 열심히 밖의 풍경을 찍었다. 사실 어두워서 하나도 안 나왔지만..쩝..

 

해가 떴나보다. 밖에서 비추는 햇살이 따사로웠다. 

이제 조금만 있으면 다르에 살람에 도착한다.

처음 출발 할 때는 별로 못 느꼈는데 막상 5시간 후면 도착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설레였다. 빨리 도착하면 좋겠다.

비행기에서 내려다 본 하늘이 어찌나 이쁘던지..

그 하늘을 마음에 가득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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