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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멋진~posted Jun 20, 2007

 

 

http://blog.naver.com/b0810rw/90011432441

 

며칠 전 Y가 꼭 가고 싶어하는 ULK라는 대학에 

여러 가지를 알아보려고 갔다가 타운의 시티마켓에 들러 

아이랑 이야기를 하는 사이에 해가 저물었다. 

 

우리는 매일 밤낮의 길이가 달라지는데 여기는 늘 같단다. 

5시 반이면 어스름해져서 6시만 되어도 캄캄하다. 

더구나 그 날 비가 많이 내려서 더 캄캄. 

타운이라고는 해도 가로등이 하나도 없는 이곳은 

동네도, 불빛도, 사람 얼굴도 총체적 캄캄^^이다. 

택시를 탈까 하다가 큰 택시(미니 버스)를 타기로 하고 

버스 정류장에를 갔는데 어찌나 어찌나 사람이 많은지.. 

갑자기 겁이 와락 났는데 같이 간 Y가 끊임없이 내 가방 단속을 한다. 

여기 도둑들이 많다고... 안 그래도 무거운 가방을 꽉 움켜쥐고 있자니 

어깨와 팔에 쥐가 나는 것 같다. 

캄캄하니 누가 달려드는지도 모르겠고...

 

거기서 한 20분을 기다리는데 

도대체가 NyeNyeri라는 차장의 외침을 들을 수가 없다. 

Y가 다른 곳으로 가서 차를 기다리자는데 이해가 되질 않아서 

비오는 캄캄한 길을 걸으며 

'왜 다른 곳으로 가야하니? 정류장 날마다 달라지니?' 

계속 질문을 쏟아대는데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를 질문하는 나에게 

다른 데서 타야한다 소리만 하고 계속 걷는다. 

비오는 캄캄한 길에 스쳐지나가는 행인들에게조차 

어깨를 움찔움찔하며 

10여분 걸어간 곳에도 사람들이 바글 바글, 

이번에는 몇 차례 우리 동네 버스가 지나갔는데 

너무 사람이 많아서 못 탔다. 

 

버스 정류장이 정리되기 20여 년 전 서울역이나 시경 앞에서 

앞으로 뒤로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차 기다리던 생각도 나고, 

그러다 상동교회에서 하는 여름성경학교 교사강습회 갔다가 

소매치기가 친구 가방을 이틀 연속으로 손 댄 바람에 

현장에서 잡은 소매치기 증언 받느라 

통행금지가 있던 시절이라 남대문 경찰서에서 

단체로 밤샘한 기억도 나고...

 

근 한 시간 이상 덜덜 떨며 있다가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서 택시 타자 그러는 소리를 

젊은 애들이 들었나보다. 

갑자기  Y이 웃으면서 이야기를 한다. 

쟤네들이 한 자리 당 100프랑 주면 버스 자리 잡아준다고 한단다. 

귀찮아서 택시타고 싶었지만 그래도 또 새로운 경험인지라 

사실 버스비가 100프랑인데 자리 값이 100프랑이면..따블^^이네? 

뭐, 명절 귀성 버스 암표 사는 기분으로 그러라고 하고는..

그랬더니 두 청년이 몇 번을 달려오는 차 앞을 막아서듯 달려갔지만 

내내 놓치고  몇 번의 시도 끝에 결국 제일 앞의 두 자리를 확보해서^^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분명히 버스 정규노선이 있지만 손님이 하나도 없을 때에는 

갑자기 차장이 이용할 사람이 많은 타운 쪽이나 그런 동네를 불러 

호객하는 것을 보았다. 

이 날은 처음 보는 트래픽까지 겹쳐서 

갑자기 버스가 노선을 부티 나는 동네로 돌렸다. 

버스 기사가 뭐라 뭐라 설명하는 소리를 통역해주는데, 

버스 기사들이 정부의 정책을 저항하느라  말하자면, 데모를 하는 날이었던 것이다. 

캄캄한 길에도 처음에 우리가 서 있던 자리에 

더 새카맣게 서있는 많은 사람들을 보았다. 

 

차비 200 프랑 냈더니 밤이라서 100프랑 더 내야한단다.

흐그..

부르는 게 값, 다니는 게 길.. 

내가 아무리 미니버스라고 불러도 

차비 따블^^에 

이것저것 달라지는 것 보면 

Y가 말하는 대로 택시는 택시인가 보다. 

늘 무중구를 부르며 뒤쫓아 다니던 아이들도 

다 집으로 돌아간 동네의 캄캄한 진창길을 돌아오며 

절대 밤에는 안 돌아다니리라 마음먹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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